사망 이후 남겨진 소셜 미디어 계정은 디지털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닐 뿐만 아니라, 제대로 정리되지 않을 경우 유족에게 감정적 혼란이나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틱톡 등 주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계정 폐쇄 또는 추모 전환 절차를 한눈에 비교해 설명하고, 유족이 준비해야 할 서류와 절차를 체계적으로 안내합니다. 더불어 사망 전 설정 가능한 사전 조치도 함께 소개하여 누구나 쉽게 디지털 흔적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남겨진 계정, 디지털 공간에서의 두 번째 흔적
사망 이후에도 온라인 속 고인의 흔적은 남습니다. 생전 사용하던 소셜 미디어 계정은 단지 사진과 글이 담긴 공간을 넘어서, 고인의 성격과 감정, 관계, 그리고 생애의 중요한 순간들이 기록된 하나의 아카이브입니다. 그러나 이 계정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동으로 발송되는 생일 알림, 친구 추천, 태그된 사진, 해킹으로 인한 정보 유출 등은 유족에게 감정적 충격을 안겨줄 수 있으며, 고인의 명예를 훼손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셜 미디어 계정을 적절히 폐쇄하거나, 추모 공간으로 전환하거나, 혹은 고인의 의사에 따라 유지 및 보호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 계정은 플랫폼마다 정책과 절차가 다르며, 유족이 모든 과정을 스스로 파악하고 정리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릅니다. 각 플랫폼은 사망자의 개인 정보 보호와 계정 소유자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정당한 권한 없이는 계정 접근이나 폐쇄가 허용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더욱이 소셜 미디어는 글로벌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기에, 해외 플랫폼의 경우 영문 서류 제출이 요구되기도 하며, 국가별 개인정보 보호법 적용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한 신청만으로는 처리가 지연되거나 거절되는 사례도 발생합니다. 고인이 다수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운영한 경우, 계정 하나하나에 대해 개별적으로 폐쇄 요청을 해야 하며, 플랫폼마다 요구하는 서류나 절차가 제각각이라는 점에서 유족의 피로도는 매우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글에서는 소셜 미디어 계정을 정리해야 할 이유를 바탕으로, 대표 플랫폼별 계정 폐쇄 및 추모 전환 절차를 상세하게 안내합니다. 또한 사망 전 본인이 미리 설정해둘 수 있는 기능들과, 유족이 준비해야 할 법적 서류와 절차적 대응 방안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누구나 디지털 유산 정리를 명확하고 실용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대표 소셜 미디어별 폐쇄 및 추모 절차
소셜 미디어 계정 정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각 플랫폼의 고유 정책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입니다. 절차는 폐쇄와 추모 전환으로 나뉘며, 대부분 사망 증명서와 유족임을 증명할 수 있는 문서를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먼저 페이스북은 ‘계정 추모화’ 기능을 제공합니다. 유족은 고인의 사망 증명서를 페이스북에 제출하여 계정을 추모 계정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프로필 상단에 ‘추모 중’이라는 문구가 표시되고, 친구들이 고인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계정이 유지됩니다. 사망자가 생전에 ‘계정 관리 지정인’을 설정해두었다면 해당 인물이 추모 계정을 운영하고 일부 게시물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계정 완전 삭제를 원할 경우에는 별도 요청을 통해 진행해야 하며, 이때도 법적 서류가 필요합니다.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과 유사한 방식으로 계정 추모화를 지원합니다. 가족이 사망 증명서를 제출하면 계정은 비활성화 상태로 전환되며, 기존 게시물은 그대로 남지만 더 이상 로그인은 불가능해집니다. 관리자가 지정되지 않은 경우, 추모 계정은 사실상 읽기 전용 형태로 남게 됩니다. 계정 삭제는 유족이 관련 서류를 제출하여 요청할 수 있으며, 처리까지 일정 기간이 소요됩니다. 트위터(현 X)는 사용자의 사망 후 계정 삭제만을 지원하며, 추모화 기능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유족은 고인의 사망 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트위터에 제출하고, 삭제 요청 양식을 작성해야 합니다. 요청 후 계정이 삭제되면 모든 트윗과 활동 기록은 플랫폼에서 사라지며 복구는 불가능합니다. 이 과정은 영어로 진행되는 점을 감안해야 하며, 해외 고객센터와의 소통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의 경우, 계정 자체는 구글 계정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구글 비활성 계정 관리자’ 기능을 통해 사망 후 계정 데이터를 지정된 상속인에게 전달하거나 자동으로 삭제할 수 있습니다. 생전에 이 기능을 설정해두지 않았다면, 유족은 구글에 계정 접근 요청을 해야 하며, 이때는 법원의 명령서와 사망 증명서, 가족 관계 서류를 모두 갖춰야만 검토가 시작됩니다. 틱톡은 현재 별도의 추모 기능을 제공하지 않지만, 유족이 요청 시 계정을 삭제할 수 있습니다. 삭제 요청 시 필요한 서류는 사망 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신청인의 신분증이며, 틱톡 고객센터를 통해 절차가 진행됩니다. 다만 플랫폼의 정책 변화가 잦고, 국가별 규정에 따라 요구 서류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공식 웹사이트를 통한 최신 정보 확인이 중요합니다. 각 플랫폼은 사용자 보호를 위해 엄격한 서류 검토 절차를 유지하고 있으며, 요청이 수락되기까지 수일에서 수주가 걸릴 수 있습니다. 특히 여러 계정을 동시에 정리해야 하는 경우, 각 요청서를 별도로 제출해야 하며, 이를 위해 유족은 사망자의 디지털 자산 목록과 계정 정보를 미리 확보하고 있어야만 효율적인 정리가 가능합니다.
디지털 공간 속 계정도 생전 설계가 필요하다
소셜 미디어 계정은 단지 온라인상의 공간이 아닙니다. 그것은 고인의 감정과 시간, 관계의 흔적이 담긴 삶의 또 다른 형태이며, 정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면 오히려 고인을 기억하는 데 혼란과 부담을 남깁니다. 사망 이후에도 소셜 미디어 계정은 여전히 작동하며, 누군가에게는 슬픔을 다시 꺼내게 하는 존재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원치 않는 개인 정보 노출의 통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계정 폐쇄나 추모 전환은 유족의 선택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생전에 본인이 직접 계정 설정을 통해 사후 처리를 미리 계획해두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처럼 생전 계정 관리자나 비활성 계정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면 반드시 해당 기능을 활성화해두고, 지정된 사람과 이 정보를 공유해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는 유족의 혼란을 줄이고, 고인의 의사를 온전히 반영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또한 가족 구성원 간 소셜 미디어 계정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유언장이나 디지털 유산 목록에 포함시켜 법적 효력을 갖는 형태로 남기는 것도 추천됩니다. 계정을 폐쇄할 것인지, 추모 계정으로 유지할 것인지, 혹은 유지하면서도 일부 데이터는 삭제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있을 때, 유족은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고인의 뜻을 따를 수 있습니다. 결국 디지털 유산 정리는 단지 데이터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삶의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소셜 미디어는 우리 삶의 중요한 일부이며, 그 정리 역시 존엄하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계정 하나하나에 담긴 고인의 기록이 사라지지 않도록, 또는 불필요한 고통을 남기지 않도록, 오늘 이 순간부터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소셜 미디어는 우리를 연결했던 공간이었습니다. 그 연결이 고인의 마지막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전의 설정과 유족의 정리가 함께 작동해야 합니다. 디지털 공간 속 계정 정리는 결국, 한 사람의 흔적을 따뜻하게 마무리하는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