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산은 단지 온라인에 남겨진 흔적이 아니라, 법적·정서적·재산적 가치를 지닌 실질적인 자산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언장에는 이 디지털 자산이 명시되지 않아, 사망 후 유족이 계정에 접근하거나 자산을 상속받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디지털 자산을 유언장에 포함하는 일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 자산의 법적 정의부터, 유언장에 이를 어떻게 정확히 포함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각종 계정과 암호화 자산에 대한 구체적인 작성 방법까지 체계적으로 안내합니다.
디지털 자산과 유언장의 연결이 필요한 이유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며 사람들의 재산 형태는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토지, 예금, 귀금속과 같은 물리적 재산이 중심이었다면, 오늘날은 이와 더불어 이메일, 클라우드, SNS 계정, 온라인 금융 자산, 암호화폐 등 디지털 공간에 존재하는 자산도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문제는 이러한 디지털 자산이 종종 법적 문서에 명확히 기록되지 않은 채 방치된다는 데 있습니다. 특히 유언장에 디지털 자산에 대한 언급이 없을 경우, 유족은 고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계정 접근을 거부당하거나, 고인의 사적인 정보가 영구히 폐쇄 또는 유실될 수 있습니다. 유언장은 고인의 의사를 법적으로 반영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입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유언장 작성 양식은 대부분 디지털 자산을 명시하지 않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고인이 남긴 이메일, 온라인 계좌, 암호화폐 지갑, 클라우드 문서, 웹사이트 도메인 등이 제3자의 손에 맡겨지거나 아예 사라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유언장에 디지털 자산에 대한 권한 위임이 없다면, 계정 운영 주체인 기업은 고인의 사망 사실에도 불구하고 엄격한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 따라 유족에게 접근을 허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디지털 자산을 유언장에 포함시키는 일은 단순히 '기술적 고려'에 그치지 않고, 삶의 흔적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자기결정 행위로 간주됩니다. 암호화폐의 경우처럼 고인의 사망 이후 복구 방법이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유언장을 통한 키 정보 전달과 법적 소유권 명시는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유언장 속 디지털 자산 조항은 단순히 데이터에 대한 권리를 명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고인의 마지막 의지를 실현하고, 남은 가족에게 혼란을 줄이지 않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따라서 이제 유언장 작성 시 디지털 자산 항목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며, 이를 위해 체계적인 목록 작성, 보안 유지 방법, 법률적 요건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 자산의 종류와 가치, 유언장에 이를 정확히 반영하는 방법, 그리고 실제 작성 시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다루어, 누구나 실천 가능한 준비 전략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디지털 자산을 유언장에 포함시키는 실무 방법
디지털 자산을 유언장에 포함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무엇이 디지털 자산인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자산에는 온라인 금융 계정, 암호화폐, 도메인 주소, SNS 계정, 이메일, 클라우드 저장소, 온라인 구독 서비스 정보 등이 포함됩니다. 이 중 일부는 금전적 가치를 지니며, 일부는 고인의 생전 기록이나 가족사진처럼 정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분류됩니다. 이러한 자산들을 유언장에 명시하려면 첫째, 모든 디지털 자산의 목록을 정리해야 합니다. 계정 이름, 로그인 URL, 이메일 주소, 사용하는 플랫폼, 중요도 등을 항목별로 나누어 작성하고, 각 항목에 대한 비밀번호는 직접 유언장에 포함하기보다는 별도의 보안 저장 장치(예: 암호화된 USB)에 저장하고, 해당 위치와 접근 방법만을 유언장에 명시하는 방식이 권장됩니다. 이는 유언장의 보안성과 실제 실행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둘째, 각 자산에 대한 처리 지침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SNS 계정은 추모용으로 남기고 싶다면 ‘계정 유지 및 접근 권한을 누구에게 위임한다’는 조항을 삽입할 수 있으며, 온라인 뱅킹 계좌나 암호화폐 지갑은 ‘상속인 중 누구에게 이전하되, 일정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에 한함’과 같은 구체적 조건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유언장은 고인의 의사가 가장 강력하게 반영되는 문서이기 때문에, 모호한 표현보다는 상세하고 직설적인 문장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법률 전문가와의 협업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자산은 국가별 법률과 플랫폼의 서비스 약관에 따라 처리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법률적 구속력을 갖춘 유언장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전문 변호사 또는 유언장 공증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 암호화폐나 외국 플랫폼에서 운영되는 자산의 경우, 해당 국가 법률에 따라 유효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넷째, 유언장에 명시된 내용이 사망 후에도 효력을 갖도록 관리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유언장 보관 장소, 디지털 자산 목록의 업데이트 주기, 보안 장치의 유지 방법 등을 가족이나 법정 후견인과 공유하고, 사망 시 유언장이 빠르게 집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디지털 유산을 단순히 적어놓는 것을 넘어서, 실제 작동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유언장의 실질적 의미를 완성하는 핵심입니다.
디지털 유산 유언장화를 위한 현실적 전략
디지털 자산을 유언장에 포함시키는 것은 더 이상 특정 계층이나 전문 분야에 국한된 작업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다양한 온라인 계정을 활용하며, 클라우드에 사진을 저장하고, 금융을 모바일 앱으로 관리하고 있는 현실에서, 디지털 자산 정리는 보편적인 생애 과제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유언장은 현실에 맞는 형식으로 진화해야 하며, 그 중심에는 디지털 유산의 명확한 문서화가 자리해야 합니다. 첫 번째 전략은 ‘예측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생전에 자산을 정리하고 유언장을 준비하는 일은 죽음을 준비하는 부정적인 행위가 아니라, 가족을 위한 긍정적 선택입니다. 이는 남겨진 가족들이 혼란과 법적 갈등 없이 고인의 뜻을 따를 수 있게 만들고, 고인의 디지털 흔적이 타인의 손에 의해 무분별하게 처리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장치가 됩니다. 두 번째 전략은 ‘보안과 실행 가능성의 균형’입니다. 모든 정보를 유언장에 직접 명시하는 것은 보안상 매우 위험합니다. 따라서 계정 정보와 비밀번호는 보안 장치에 따로 보관하고, 유언장에는 그 접근 방법을 간접적으로 기술하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또한, 이러한 정보는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어야 하며, 가족 중 한 명 혹은 법적 대리인에게 상황을 주기적으로 공유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 전략은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한 법적 정당성 확보입니다. 디지털 자산은 아직 많은 국가에서 법적 해석이 미비한 분야이기 때문에, 자산의 종류나 소재 국가에 따라 유언장 효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함께 유언장을 설계하고, 공증을 통해 법적 효력을 보장받아야 합니다. 특히 복수의 국가에 걸쳐 자산이 존재하는 경우, 복수 언어로 된 유언장 또는 국제 공증이 요구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유산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단지 개인정보의 관리나 기술적 정리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유언장을 통해 디지털 자산을 명확히 처리하는 것은 삶의 마지막 페이지를 스스로 쓰는 행위이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고인의 삶을 존중받고, 기억될 수 있도록 돕는 진정한 배려입니다. 유언장은 법적 문서이지만, 동시에 정서적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디지털 유산 정리는 단지 법적 의무가 아닌,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여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