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블로그와 워드프레스 기반 사이트는 글, 이미지, 링크, 기록, 소통이 축적된 디지털 공간입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사망했을 경우, 해당 블로그나 사이트가 방치되거나 삭제되면서 중요한 기록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워드프레스와 블로그 플랫폼에서 디지털 유산을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한 생전 준비 방법과 사망 이후 가족이나 관리자가 실천할 수 있는 정리 전략을 상세히 안내합니다.
글로 남긴 삶, 정리되지 않으면 사라진다
블로그는 단순한 일기장이 아닙니다. 그것은 개인의 생각, 경험, 취향, 지식, 일상, 관심사, 그리고 때로는 사업의 기반이 되는 공간입니다. 특히 워드프레스를 기반으로 한 독립 블로그는 단순한 기록의 장을 넘어서, 디지털 자산으로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사용자가 수년간 축적해온 콘텐츠, 링크, 방문자 반응, 댓글, 수익 시스템, 구독자 기반이 포함되어 있으며, 사용자의 삶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로 작동합니다. 그러나 사용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하거나 장기 부재 상태에 들어가면, 이 모든 데이터는 단절되거나 손실될 위험에 놓입니다. 워드프레스는 사용자가 직접 호스팅을 구성하고 콘텐츠를 저장하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도메인 만료, 호스팅 서버 해지, 테마 또는 플러그인의 오류 등 기술적인 이유로 블로그가 중단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플랫폼형 블로그(예: 네이버 블로그, 티스토리, 브런치 등) 역시 오랜 시간 접속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계정이 정리되거나 콘텐츠가 삭제될 수 있습니다. 더욱이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자신의 블로그나 워드프레스 사이트에 대한 관리 권한을 타인과 공유하지 않습니다. 관리자 비밀번호, FTP 접속 정보, 데이터베이스 주소, 백업 설정, 도메인 관리 시스템 등의 정보가 사용자 본인 외에는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유족이나 동료는 블로그가 어떤 상태인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실제로 고인이 운영하던 블로그에 접속할 수 없어 도메인 소유권을 잃거나, 수년간 축적된 글이 모두 사라지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블로그는 고인의 생각과 철학, 일상의 기록이 담긴 공간입니다. 콘텐츠가 정리되지 않은 채 삭제되거나 방치된다면, 그것은 단지 데이터의 상실이 아니라 고인의 흔적이 지워지는 일입니다. 이 글에서는 사용자가 살아 있을 때 블로그를 어떻게 정리하고 남길 수 있을지, 그리고 사후 가족이나 관리자가 이를 어떻게 보호하고 전달할 수 있을지를 중심으로 실용적인 정리 전략을 소개합니다.
블로그와 워드프레스 유산을 위한 정리 및 관리 전략
디지털 유산으로서 블로그와 워드프레스 사이트를 정리하려면 생전과 사후로 나누어 준비해야 합니다. 생전에는 콘텐츠 정리와 관리자 정보 문서화가 중심이 되며, 사후에는 접근 권한 회수와 백업, 재배포 전략이 중요합니다. 다음은 이를 위한 구체적인 단계입니다. 첫째, 블로그 콘텐츠 정리입니다. 사용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의 글, 사진, 영상, 댓글, 링크, 첨부파일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오래되었거나 현재의 기준에서 불필요한 콘텐츠는 삭제하거나 수정해야 합니다. 또한 콘텐츠를 카테고리별로 분류하고, 가장 중요한 글에는 태그 또는 별도 표시를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워드프레스 사용자라면 특정 글을 고정 게시물로 설정하거나, 요약 글을 한 페이지에 모아두는 방식도 유용합니다. 둘째, 관리자 정보 정리입니다. 워드프레스 블로그는 관리자 이메일, 비밀번호, 웹호스팅 접속 정보(FTP, DB, cPanel 등), 도메인 등록 계정, CMS 버전, 플러그인 목록 등의 정보가 체계적으로 문서화되어야 합니다. 이 정보는 암호화된 문서나 비밀번호 관리자 앱에 저장하거나, 종이 문서로 인쇄해 금고 등에 보관할 수 있습니다. 사망 이후 이 정보를 유족이 알지 못하면 블로그에 접근할 수 없고, 도메인이나 서버가 자동 해지될 위험이 있습니다. 셋째, 백업 시스템 구축입니다. 워드프레스는 다양한 백업 플러그인(예: UpdraftPlus, BackWPup, Duplicator)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자동 백업을 설정해 클라우드나 로컬 저장소에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저장해둘 수 있습니다. 플랫폼형 블로그도 콘텐츠 내보내기 기능을 활용해 XML 파일로 전체 글과 첨부 파일을 저장할 수 있으며, 구글 드라이브, 원드라이브 등에 보관할 수 있습니다. 백업은 월 1회 이상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백업 폴더와 암호는 반드시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넷째, 유언장에 블로그 처리 방침 명시입니다. 블로그를 유지할지, 폐쇄할지, 백업 후 보존할지를 사용자 본인이 결정해 유언장에 남기면 유족은 그 지침을 따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워드프레스 사이트는 유지하되 새 글은 게시하지 말 것”, “도메인 만료일 전 백업 후 폐쇄”, “모든 콘텐츠를 자녀에게 PDF로 전달” 등 명확한 지침을 설정하면 향후 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다른 플랫폼과 연동된 콘텐츠도 함께 고려해 정리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다섯째, 사망 후 유족의 실무 절차입니다. 워드프레스 사이트의 경우 도메인 등록 기관(예: 가비아, 카페24, 고대디 등)에 사망자 계정 폐쇄 또는 소유권 이전을 신청해야 하며, 이때 사망 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법원 명령서 등을 제출해야 합니다. 플랫폼 블로그는 고객센터에 계정 폐쇄 요청을 해야 하며, 네이버나 티스토리의 경우도 유사한 서류가 요구됩니다. 계정 폐쇄 전에는 반드시 전체 콘텐츠를 백업하고, 다운로드 여부를 확인한 후 삭제를 진행해야 합니다.
기록은 삶의 연장이다, 디지털 공간도 마무리가 필요하다
블로그와 워드프레스는 사용자의 삶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한 줄의 글, 한 장의 사진, 한 개의 영상 속에는 고인의 시간과 감정, 지혜와 흔적이 담겨 있으며, 그것은 단순한 온라인 게시물이 아닌 유산의 일부입니다. 그렇기에 이 공간을 단지 방치하거나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정리하고 남겨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자산 시대의 블로그는 책임 있는 사용자의 손에 의해 설계되어야 하며, 그 설계는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정리하는 지혜입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블로그를 오래도록 유지하길 원하지만, 실상은 도메인이나 호스팅 만료로 인해 갑작스럽게 사이트가 사라지거나, 유족이 계정을 알지 못해 정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준비의 문제입니다. 기록된 삶이 이어지길 원한다면, 지금부터 그 기록을 어떻게 남길지, 어떻게 전달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글이 사라지지 않도록 준비하는 일은 더 중요합니다. 블로그 정리는 단지 콘텐츠 백업이나 계정 해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고인의 목소리, 시선, 생각, 감정을 남기는 방법이자, 가족이나 독자에게 온전히 전달하는 디지털 유산 설계입니다. 생전에 정리된 블로그는 고인의 정신을 보존하고, 후세에게 지식과 감동을 전달하며, 사회적 기억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정리되지 않은 블로그는 사라지고, 도용되고,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블로그에는 수년간의 기록이 담겨 있을 것입니다. 그 기록이 당신의 죽음 이후에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의미 있게 전달되기를 바란다면, 오늘 그 블로그를 점검하고 정리해보는 일부터 시작해 보십시오. 그것이 바로 책임 있는 창작자이자, 삶을 성실하게 살아낸 사람의 마지막 편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