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생활은 늘 새로운 경험과 도전으로 가득하지만, 그만큼 예상치 못한 어려움과 고비도 함께 찾아옵니다. 언어 장벽, 문화 충격, 관계의 단절, 행정적 문제 등 다양한 변수는 외국이라는 공간에서 감정의 파도를 더욱 높이기도 합니다. 본 글에서는 외국 생활 중 겪었던 가장 힘들었던 순간들을 진솔하게 되짚어보고, 그 안에서 어떤 감정과 깨달음이 있었는지를 공손하고 진심 어린 시선으로 풀어냅니다. 타지에서 살아가는 분들께 작은 위로와 공감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무도 모르게 울었던 밤, 그날도 저는 살아내고 있었습니다
해외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마치 늘 새로 고쳐지는 풍경 속을 걷는 일과 같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흥미로우며, 처음엔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이면에는 고요하지만 깊은 무게가 찾아옵니다. 낯선 언어, 낯선 거리, 낯선 표정들. 그 속에서 어느 날 문득, ‘나는 여기에 있지만, 어딘가로부터 멀어졌다’는 이질감을 느끼게 됩니다. 한국에서 나올 땐 그저 설렘뿐이었습니다. 자유롭게 나를 찾고 싶었고, 조금은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고 싶었고, 무언가 특별한 삶을 살고 싶다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대는 어느 날 오후, 마트 계산대 앞에서 카드를 어떻게 내밀어야 할지 몰라 당황하던 저를 마주하며 조용히 무너졌습니다. 그 순간은 결코 드라마틱하지 않았지만, 제게는 아주 낯선 ‘무력감’이라는 감정이 처음 찾아온 날이었습니다. 해외에서의 힘듦은 어떤 거대한 사건에서 비롯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일상 속 아주 작고 소소한 불편함이 축적되어 어느 날 갑자기 감정의 폭발로 이어지곤 합니다. 아침에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았던 날, 우편함에 꽂힌 낯선 공문서가 무서웠던 날, 친구들과의 대화에 웃음 포인트를 놓쳐 뻘쭘했던 순간. 이 모든 작고 작은 조각들이 모여, ‘나는 여기서 진짜 괜찮은 걸까?’라는 의문을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저는 이 글을 통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힘들었던 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습니다. 그 아프고 어려운 순간들이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이제는 그 경험들을 소중한 자산이라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는 제가 외국에서 실제로 경험했던 가장 힘들었던 순간들을 진심 어린 시선으로 풀어보고자 합니다. 그 속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고, 어떻게 그것을 극복했는지,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에 어떤 의미로 남게 되었는지를 함께 나누겠습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께서도 비슷한 감정을 겪고 계시다면, 제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가장 힘들었던 그 순간들, 그러나 결국은 지나가는 것들이었습니다
외국에서 생활하며 제가 겪었던 힘든 순간들은 크고 작은 파도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왔습니다. 하나씩 이야기 드리자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고립감’이었습니다.
1. 말이 통하지 않았던 순간
현지 언어로 일상 대화를 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날 병원 예약 전화를 하게 된 상황에서 처음 듣는 전문 용어에 머릿속이 하얘졌던 적이 있습니다. 간단한 진료 예약 하나가 이렇게 어렵고 무섭게 느껴질 줄은 몰랐습니다. 그때 저는 전화를 끊고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 나라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 건가’라는 감정이 몰려왔습니다. 하지만 이후, 저는 문자를 활용하고 통역 앱을 활용하며 저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는 그 경험 덕분에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용기도 얻게 되었습니다.
2. 타국의 명절, 홀로 보낸 첫 추석
한국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들고 조상을 기리는 시간으로 명절을 보내곤 했습니다. 하지만 외국에서 맞은 첫 추석은 너무나 조용했습니다. 그날 저는 가까운 한인마트에 가서 떡국떡을 사와 조용히 끓였습니다. 식탁 위에 혼자 앉아 국을 떠먹으며, 뜨거운 국물보다 더 뜨거운 눈물이 속으로 흘렀던 그 기억은 아직도 제 마음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그날 이후 저는 현지 친구들에게 한국 명절 문화를 소개하기도 하고, 함께 음식을 나누며 새로운 방식으로 명절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3. 갑작스러운 사고, 행정적 고통
한 번은 지갑을 잃어버려 모든 카드와 신분증을 분실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황해서 경찰서에 갔지만, 절차도 낯설고, 담당자의 설명도 제대로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행정 시스템은 비효율적이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은 저를 크게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언제쯤 이곳에서 나도 당당하게 살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자주 물었습니다. 그 사건을 계기로 저는 행정 용어를 정리한 나만의 ‘외국 생활 노트’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오히려 그 일이 저를 더 체계적이고 준비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4. 예상치 못한 인간관계의 충돌
현지 친구들과의 문화적 차이로 인해 가끔은 상처를 주고받는 일도 있었습니다. 농담처럼 던진 말이 오해로 이어졌고, 때로는 제 무심한 행동이 상대방에겐 결례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나는 왜 이렇게 모든 게 어렵게만 느껴질까’라는 생각에 빠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저는 ‘다름을 인정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모든 인간관계는 결국 ‘배움의 장’이 되었고, 서툴러도 진심이면 통한다는 사실을 작은 갈등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힘들었던 순간들은 당시에는 버거웠지만, 지금 돌아보면 모두 저를 더 성숙하게 만든 발판이었습니다. 그것들은 제가 이방인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내 사람’을 만들고, ‘내 방식’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순간들이기도 했습니다.
고통은 나를 버리지 않는다. 대신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든다
외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히 지리적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익숙한 언어를 놓아야 하고, 친숙했던 관계를 잠시 멈춰야 하며, 무의식적으로 누리던 편안함을 모두 내려놓고 맨몸으로 세상을 다시 배우는 일입니다.
그 여정 속에서 겪는 ‘힘듦’은 피할 수 없는 통과 의례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힘듦은 무조건적인 고통이 아니라, 우리가 이전보다 더 넓은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균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균열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자신의 힘을 새롭게 발견하게 됩니다.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당신도, 혹시 지금 비슷한 어려움 속에 있다면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단 하나입니다. 그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으며, 그 아픔은 결국 당신의 내면 어딘가에서 더 단단한 형태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저는 이제 알고 있습니다. 외국에서의 삶은 늘 고요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그 용기는 누구도 알아주지 않지만, 당신의 말투를 바꾸고, 생각을 정돈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방식 자체를 바꿔줍니다.
지금 겪고 있는 그 어려움이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건넬 수 있는 따뜻한 조언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조언은 당신이 그 시간을 진심으로 살았다는 증거가 되어줄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 너무 힘들더라도 그 감정을 무시하지 마시고, 그 감정 속에 담긴 당신의 진심을 들여다보시길 바랍니다.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당신은 분명히 알게 되실 겁니다. ‘나는 그때 너무 힘들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구나.’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당신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진짜 성장의 증거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