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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생활 중 마주한 재난의 순간, 혼자였지만 혼자가 아니다

by helperich1176 2025. 4. 3.

외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갑작스러운 자연재해나 사회적 위기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경우,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시스템 속에서 극도의 불안과 혼란을 경험하게 됩니다. 언어 장벽, 낯선 대응 체계, 고립감 속에서 우리는 더욱 취약한 존재가 되곤 합니다. 본 글에서는 실제 해외 거주 중 겪었던 재난 경험을 바탕으로, 당시의 감정과 대응 과정을 진심 어린 시선으로 되짚어보고, 외국 생활 속 위기 상황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구체적인 팁과 통찰을 공손한 말투로 전달드립니다.

해외생활 관련 사진

위기는 예고 없이 다가왔고, 나는 아무 준비 안됨

“이 정도 바람은 괜찮겠지.” 그날 아침,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뉴스에서는 태풍 경보가 내려졌다고 했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그리 심각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몇 시간 후, 전기와 인터넷이 끊기고, 휴대전화는 불안정한 신호만 간신히 잡히는 상태가 되었으며, 창문은 바람에 울컥울컥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에서 재난을 경험한다는 것은 단지 ‘자연의 힘을 마주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낯선 제도, 익숙하지 않은 구조 속에서 스스로를 지켜내야 하는 ‘심리적 생존’의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날 이후 저는 ‘재난’이라는 단어를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라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여러 정보들,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 ‘언제까지 기다리면 되는지’ 같은 사소한 것들이 타국에서는 단 하나도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문자 알림도 오지 않았고, 주변 사람들의 말은 빠르게 지나갔으며, 인터넷에서는 수많은 정보가 엇갈리기만 했습니다. 그런 혼란 속에서 ‘나는 이 나라에서, 아무런 연결도 없이 혼자 서 있구나’라는 감정을 처음으로 깊게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제가 해외에서 실제로 경험했던 재난 상황 속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제가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떻게 위기를 지나왔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를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혹시 지금 외국에 계시고, ‘나도 이런 상황이 닥치면 어쩌지?’라는 불안을 느끼고 계시다면 제 이야기가 작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혼자라고 느끼는 순간에도, 우리는 절대 혼자만은 아니라는 것을 함께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보가 없다는 것, 그것이 진짜 두려움

재난은 그 자체로도 무섭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건 ‘무지’와 ‘단절’입니다. 제가 경험했던 태풍은 카테고리 3에 해당하는 중형 태풍이었고, 해당 지역에서는 한 해에도 몇 번씩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기상이변이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으로서 그 지역에 살고 있었던 저는 그 ‘흔함’에 대한 감각조차 없었습니다. 정말 위험한 것인지, 단지 하루 지나면 끝나는 일인지 그 판단을 스스로 내려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막막하게 느껴졌습니다.

1. 재난 문자와 공공 시스템의 부재
한국에서는 기상청, 행정안전부, 지자체에서 문자 알림이 수시로 오고, 뉴스와 커뮤니티에서도 실시간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있던 국가는 이민자에 대한 통합 시스템이 부족했고, 문자 알림도 현지어로만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공공 웹사이트는 실시간 업데이트보다는 공지성 게시글이 주였고, SNS 기반 정보는 출처를 신뢰하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저는 유학생 커뮤니티 단톡방에서 소문과 비슷한 정보들을 공유받으며 조심스럽게 판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 대피소?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몰랐습니다
재난 방송에서는 ‘지역 커뮤니티 센터로 이동하십시오’라는 문장이 반복되었지만, 그곳이 어디인지, 외국인도 받아주는지, 영문 안내는 없는지조차 알 수 없었습니다.

아파트 관리 사무소에 문의했지만 전화 연결은 되지 않았고, 이웃에게 묻자 “너무 걱정 마세요, 매년 있는 일이에요”라는 애매한 말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처음 겪는 일’이었기에 그 말을 신뢰하기 어려웠고, 가만히 있는 것조차 불안했습니다.

3. 반려동물은 또 다른 고민이었습니다
혼자 살고 있었던 저는 강아지를 함께 키우고 있었는데 ‘혹시 대피하게 된다면 이 아이도 데려갈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현지 법상 반려동물 동반 대피소는 일부에 한정되어 있었고, 정보도 명확하지 않아 결국 집 안의 가장 안전한 공간을 찾아 이불과 식량을 챙겨 며칠간 지내야 했습니다.

4. 통신이 끊겼던 하루
태풍이 절정에 달하던 날,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인터넷과 휴대전화 모두 몇 시간 동안 끊겨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느낀 감정은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밖의 상황도 모르고, 어디로도 연락할 수 없는 상태에서 모든 것은 정지된 듯했고, 고요한 불안감만 가득했습니다.

다행히 큰 피해 없이 며칠 뒤 모든 것이 복구되었지만, 그 며칠간 저는 스스로를 너무 무방비 상태에 두고 있었다는 사실을 절절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재난 대비용 키트를 준비하게 되었고, 근처 대피소의 위치, 연락처, 반려동물 등록 센터 등 모든 정보를 문서로 정리하여 비상시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결’입니다. 이웃과 인사를 나누고, 현지인 친구들과 교류하며 정보망을 확보하는 것이 재난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됩니다.

재난은 혼자 겪는 것이 아니다. 연결된 우리는 더 강하다.

처음 외국에서 재난을 경험했을 때, 저는 너무나도 외로웠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고,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날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저는 그 경험을 통해 이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단지 낯선 곳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이 아니라, 그 낯섦 속에서도 나만의 방식으로 ‘연결’을 만들어가는 일이었습니다. 혼자 사는 외국 생활이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가 ‘함께 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것은 바로 그 위기 속이었습니다. 재난은 언제 어디서든 찾아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재난이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더 단단해질 수도, 더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혹시 지금 외국에 살고 계시면서 ‘재난이 오면 나는 괜찮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 계시다면, 오늘 이 글을 계기로 작은 준비를 하나씩 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비상약을 모으고, 물과 배터리를 준비하고, 대피소의 위치를 확인하고, 가까운 이웃과 인사를 나누는 것. 그 모든 것이 당신을 지키는 방패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경험을 혼자 삼키지 말고, 누군가와 나누어 주세요. 나의 경험이 누군가에겐 가장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날 이후, 제가 겪었던 혼란과 두려움을 이렇게 글로 남기고 있습니다. 당신이 지금 외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그 어떤 위기와도 담담히 마주할 수 있도록, 진심을 담아 응원하겠습니다.